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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나가노 3박4일 여행 02편

 01편에서부터 이어집니다.

하츠모우데(初詣)

 일본에서는 하츠모우데라 해서 절 혹은 신사에 가서 일 년 동안 잘 부탁드린다는 기도를 하고 옵니다. 이번에 저는 일본의 설인 정월(正月)에 친구 집을 방문했기 때문에 온 가족과 친구 집이 매년 가는 절, 젠코지(善光寺)에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친구 집에서부터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나가노역 근체에 있는 큰 절이었습니다. 이날 눈이 정말 많이 왔어요. 이때만 해도 올해 이렇게 눈을 많이 볼 줄 몰랐는데... 이 이야기는 시간이 되면 다시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젠코지

 도착했을때도 정말 눈이 앞을 가릴 정도로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친구 아버지께서 눈 길 운전하느라 고생하셨죠. 하지만 눈을 배경으로 서있는 젠코지는 퍽 멋졌습니다. 눈이 이렇게 내리면 오는 것을 포기했었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와서 강행했었거든요. 미안함을 맘에 안고 간 거였지만 눈이 많이 내리던 절은 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습니다. 

 

 

 저는 올 해 한국에 돌아올 것을 예정하고 있었기에 가족과 잘 지내게 해 달라는 것과 또 한 가지를 빌었습니다. 그건 비밀로 해둘게요ㅎㅎ

일본의 많은 관광지가 그렇듯 이 곳에 들어오는 입구 쪽에는 토산물과 나가노의 음식을 파는 곳이 줄을 지어 서있는데 그곳에서 나가노의 명물 소바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오야키(おやき)라는 일본의 호빵 같은 음식이 있는데 이건 피가 얇고 안에는 야채가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그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진을 왜 안 찍었을까요. 혹시라도 발견하신다면 고민하지 말고 드셔 보세요. 한국의 야채만두와 비슷한 듯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사쿠의 한적한 마을

 친구의 본가는 역에서 떨어져 있어서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에 덩그러니 집 몇 개가 놓여있는 동네였습니다. 젠코지에서 돌아온 우리는 저녁을 먹기 전 잠시 산책을 했는데요, 근처 공원에 가는 길에 나무가 나란히 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역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이 물씬 풍기면서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산책을 끝낸 우리가 간 곳은 멧돼지 요리 전문점이었습니다. 이곳은 일본의 전통적 방식으로 전골을 하는 곳이었는데요. 이로리(囲炉裏)라는 실내에서 불을 때는 곳에 숯을 피워 그 위에다가 음식을 굽거나 끓일 수 있게 해 둔 가게였습니다. 친구 부모님께서 일본을 느끼게 해 주신다며 데려와 주셨는데 일본에 12년 살면서 이 시설을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음식을 해 먹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심지어 친구도, 친구의 가족도 이 가게는 몇 년 만에 오신다면서 서로 덕분에 맛있는 것을 먹는다며 고마워했습니다. 요리 방식도 특이한데 음식도 특이해서 너무 즐거운 식사시간이 됐어요.

 

 

 

 저 냄비 밑에서 고기를 구울 거라는 상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오래 일본에 있었는데 꽤 문화충격이었습니다. 단지 저 쇄 살이 공간이 너무 넓어서 고기가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가지 못해서 조금 힘들 때 힘이 됐던 여행이었습니다. 이런 가족의 따듯함을 너무 느끼고 싶었어요. 이제는 한국에 있으며 가족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지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이었습니다. 물론 나가노의 겨울은 추웠지만 말이에요. 코로나 이전에는 2, 3개월에 한 번씩 한국에 다녔었는데 이번 여행을 마치고 도쿄로 돌아올 때 한국에 가족과 놀고 도쿄로 돌아갈 때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현실로 돌아간다는 마음에 조금 울적해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슬퍼하지는 않기로 했답니다. 

 여행의 마지막으로 신칸센에서 마신 요구르트가 있었는데 저는 나가노에 들르면 이 요구르트를 꼭 마시는데 마시는 요구르트인데 꾸덕해서 만족감을 주는 요구르트예요!

 이번 나가노 여행은 여기서 마칩니다~